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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농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계에 필요한 - 이를테면 골프 등 - 혹은 건강과 관계있는 - 이를테면 수영 등 -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더욱더 스포츠와 멀어져 가는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건강하지 못한 나날들을 보내던 중에 슬램덩크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개봉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추천드려요. 너무 재미있어요." 친한 일본인 동료가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강하게 추천해 주었습니다. 슬램덩크의 종주국 출신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세대를 살아왔던 친구들 또한 너무 재미있다면서, 강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완결된 시리즈로 알고 있는데, 어느 정도이길래? " 이 정도면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약속들 사이에 시간이 비었을 때 영화 관람권을 예매하고 말았습니다.
슬램덩크의 이야기는 이미 모두에게 공개된 이야기입니다. 스타워즈처럼 다시 프리퀄로
리부트 한다는 이야기도 없었는데, 그 이후, 캐릭터들의 자녀들이 나온다는 소식조차 없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이 오래된 이야기를 새로운 시대의 관객들을 위해 신선하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일까? 길었던 예고편이 끝나고,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너무나 신선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사실 슬램덩크를 이끌어가는 주역은 우리가 늘 포스터에서 마주하던 강백호 혹은 서태웅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우리가 이 두 인물에 가려져 있었던 인물들을 수면 위로 떠올리며, 그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익숙한' 새로움을 선사합니다. 그로 인해 어릴 적부터 가져왔던 이 시리즈에 대한 친근한 감정은 그대로 살려내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누구나 알고 있던 시합의 이야기와 그 결과마저도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시청했던 예전 슬램덩크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세심한 필체와 현대에 맞도록 새롭게 해석된 세련된 색감은 자연스럽게 스크린 속으로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슬램덩크를 처음 접하는
분들께도 모든 장면들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구는 다섯 명의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루고 있지만, 벤치에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까지 합치면 더 많은 선수들이 함께 써가는 드라마일 것입니다. 그동안 몇몇 주인공들에게 집중되어 있었던 코트를 보다 넓게 보고, 숨겨져 있던 캐릭터들의 진실한 인생 고난 극복기를 통해 슬램덩크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거듭 태어났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서 '더 세컨드', '더 서드' 또한 기대가 됩니다. 박진감 넘치는 농구 코트! 더 늦기 전에 영화관에서 관람해 주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결말은 스포 없음으로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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