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경력 단절 여성' 이른바 '경단녀'가 최근 여러 콘텐츠에 전면적으로 등장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야기하려고 하는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물론 앞서 소개드렸던 드라마 '종이달'에서도 주인공 류이화는 인사팀 에이스 직원이었으나, 가정을 이룬 후, 경력 단절 여성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는 재능 있고 능력 있는 여성분들이 많이 있지만, 육아 및 가사 노동으로 인해 경력을 이어감에 있어서 어려움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닥터 차정숙'은 육아 및 시집살이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한 때 높은 성적을 지녔던 의사 선생님 '차정숙'의 이야기입니다.

닥터 차정숙

권위적이고 얄미운 남편 역할인 김병철 배우는 다소 과장된 표정과 말투를 선보이며, 매력적인 악역을 소화해냅니다. 이 부부의 아역, 그리고 아들 송지호분 모두 확실히 닮은꼴이라 더욱더 보는 재미가 있고, 몰입하기 좋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매우 경이로웠던 부분은 무엇보다도 엄정화 배우의 연기력이었습니다.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한 번도 '아줌마' 인적 없었던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그 어떤 '아줌마' 배우들 보다 입체적인 연기를 펼쳐냅니다. 과하지 않고, 적당히 유머러스한 그녀의 표정, 말투 모두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드라마 초반 간 이식 관련 에피소드에서 선보이는 호소력 짙은 눈물 연기는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칩니다. 다만 배우 엄정화 님이 '가수' 커리어 또한 훌륭해서 전업 배우 분들에 비해 배우로서 대중들의 평가가 조금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아 아쉽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아쉬운 점은 코믹 콘텐츠 장르가 줄어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예능 콘텐츠는 끊임없이 제작이 되고 있지만, 이전에 비해 시트콤과 같은 전형적인 코믹 장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행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영화 오케이마담, 미쓰와이프 등 엄정화 배우는 몸을 사리지 않고 다양한 코믹 장르를 만들어가며, 한국 콘텐츠의 다양성을 넓혀가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코믹 장르는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코믹만 들어가는 것보다, 다소 신파적인 요소가 섞여가야 하는데, 엄정화 배우의 폭넓은 연기력이 웃음과 눈물 사이를 적절하게 오가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데에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드라마도 엄정화 배우의 하드캐리를 기대합니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경력 단절된 직업여성 분들의 공감과 위로, 그리고 긍정적인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주시길 기대합니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