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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궁중 암투에서 진화한 현대 여성들의 정치 이야기 - 퀸메이커
Fennec fox groom 2023. 4. 18. 00:032001년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았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그 동안 사극에서는 주목 받는 여성 캐릭터가 '장희빈' 일색이었던 시대에 중궁과 후궁들이 전면에 등장해 궁중 여인들의 암투를 그린 드라마 '여인천하' 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2009년에 '선덕여왕' 이 전파를 탔고, 여성이 대놓고 왕위를 놓고 쟁취전을 벌이는 이야기가 등장하였는가 하면, 2010년, 급기야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는 드라마 '대물' 이 등장했습니다. 선덕여왕도, 대물도 강인한 이미지를 지닌 '고현정' 배우가 주연이었던 점은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대중문화는 현실을 반영한다며, 2012년 대한민국에서는 미국에서도 등장하지 않았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습니다. 그 이후 2020년 정직한 후보 시리즈가 등장하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가 명맥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로부터, 바로 지금 현재 2023년입니다.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 '퀸메이커' 는 거의 모든 여성 캐릭터들이 전면으로 등장하는 보기 드문 정치 드라마입니다. 과거 남성들의 뒤에 숨어서 암투만 버리던 여인들이 아닌, 본인의 커리어를 가지고, 각자가 지닌 개성과 스타일대로 남성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고 욕망과 복수를 향해 질주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터 속에서 그나마 남성 등장인물 중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안타고니스트 백재민(류수영분) 조차, 강한 여성들의 손에 쥐어진 마리오네트 인형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위에 등장인물 모두 호연을 펼쳤지만, 가장 개성있었던 인물은 서이숙 배우가 연기한 손영심 회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일링부터 대사톤 모두 이전에 드라마 '로얄패밀리'에 등장했던 故김영애 배우의 공순호 회장 캐릭터 만큼이나 입체감이 있고, 매력적인 잔혹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 어쩌면 앞으로 현실 속 '킹메이커' 보다 더 많은 '퀸메이커' 들을 우리는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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