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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나 의미 설명

 

아카나가 내뿜는 분위기는 알록달록 마치 축제를 보는 것과 같이 밝아 보인다. 검고, 하얗고, 빨갛고, 파랗고, 노랗게 반짝거리는 공들, 아니 물방울 혹은 불꽃일 수도 있는 물체들이 하늘 가득히 메우고 있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아카나의 한가운데에는 벽돌로 반듯하게 쌓아 올린 탑이 보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탑의 윗부분이다. 왕관과 같은 망루가 열린 것처럼 무언가 터져 나오는 형상이 보인다. 빨갛고, 노랗고, 짙은 파란색, 하늘색 등 형형색색의 연기와 같은 이 형상을 나팔소리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탑이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라 어딘가 부서져 내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아카나는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아카나 들과는 다르게 배경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카드의 맨 하단은 그야말로 황금빛이 땅으로 채워져 있다. 중간은 하늘색 빛깔의 밭이 보이고, 짙은 색으로 채워진 산의 능선도 보인다. 중간중간에는 이 배경이 산과 들임을 나타내 주는 풀도 심어져 있다.

 

아 아카나의 균형을 이루도록 거꾸로 떨어지는 듯한 두 남자가 대칭을 이루며 가운데 탑과 함께 구도의 균형을 잡아 주고 있다. 한 남자는 전신이 다 보이고, 다른 한 사내는 탑에 가려져 있는데, 무언가를 줍는 모습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아카나 속의 무너지는 탑은 성경 속의 바벨탑 이야기를 떠올리게 할 것 같다. 바벨탑 이야기는 탑을 높이 쌓아 올라서 신이 있는 하늘에 닿으려고 했던 인간의 지독한 욕심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인간의 교만을 나타내며,  인간이 자만감에 넘쳐, 넘어서면 안 되는 신의 경계선을 넘었을 때, 터지는 징벌의 나팔 소리가 바로, 탑 위에 터져 나오는 형상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알고 있듯이, 바벨탑으로 인해 받은 인간의 징벌은 바로 소통의 불능, 인간들의, 각 민족들의 언어를 갈라놓아,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게 하여, 탑을 더 이상 쌓을 수 없도록 한 신의 징벌이었다. 따라서 이 카드 속에서 창의력을 좀 더 발휘해보자면, 우리 삶의 소통에 관련된 문제점이나, 해결책을 이 아카나를 통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카드는 교만하지 말라는 천편일률적인 교훈을 줄 수도 있지만, 이 아카나의 분위기가 절대로 절망적이지 않다는 점이 특이하게 느껴진다. 갑자기 징벌을 받아 의사소통에 혼란에 빠진 모습이라 보기엔, 형형색색, 가득가득 너무 밝고 경쾌한 분위기이지 않을까.

 

탑에 가려 전신이 보이지 않는 사내는 팔과 머리만 보여서 어떨지 모르지만, 전면에 있는 사내의 모습은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 보다, 곡예를 하거나, 물구나무 선 것처럼 익살스러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조금 더 나아간 해석을 해보자면, 인간이 탑을 쌓아 하늘의 문을 열려는 것이 인간의 교만함만을 나타내려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저 순수한 마음에서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음성을 들으려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어떨까. 이 신전 카드 속에서 펼쳐지는 축제 분위기와 잘 어울릴 수 있는 그것은 광대 혹은 바보의 이미지이다.

 

그리스도교의 유일신인 하나님은 매우 무섭고, 엄정한 면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 신에게 다가가려고, 그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선의에 비롯된 인간의 행동은 광대 혹은 바보의 행위와도 같을 수 있다. 또한 탑을 쌓아 올라가는 행위가 신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해도, 바보가 아니고선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카드는 그리스도교가 지닌 신에 대한 이미지에 어떻게든 반하는 의도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아카나의 축제의 풍경은 중세 그리스도교가 지니고 있는 신의 성스러움과 인간 세상의 속된 양면이 뒤섞인다는 의미로 보인다. 지극히 세속적으로 보이는 축제 속에서, 탑의 의미를 떠올리며, 성스러운 것을 길어 올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카드 속에 모든 의미가 혼재되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미지와 인상은 바로 폭발, 터진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탑으로 상징되는 만들어지고 있던, 만들어졌던 어떠한 질서가 붕괴된다는 것이다. 결국 어떻게든 공들여 만든 것은 반드시 무너지고 만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15번 악마 카드에서 살짝 엿볼 수 있었던 연금술을 통한 새로운 단계로의 입문을 다시 경험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신전 아카나는 휘황찬란한 불빛들이 반짝이며 울려 퍼지는 천상의 나팔소리에 탑이 무너지는 형상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이것은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세계, 새로운 환경의 도래를 갈망하는 인간의 기대감과 희망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어떤 식의 위기나 위험이 동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 카드는 이렇듯 인간의 우쭐거림과 거만함에 경종을 울릴 수 있게 해주는 카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아카나는 어딘가에 잠재된 에너지를 쏟아내는 이미지라고도 볼 수 있다. 탑의 상단을 깨고 퍼지는 오색찬란한 나팔소리처럼 강력하게 분출되는 힘을 이미지화했다. 카드를 선택하는 사람에게 그 힘은 그 자신의 재능일 수도 있고, 물질적인 축복 등 모든 긍정적인 것의 형상화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이 이미지는 욕구불만의 표출로 해석될 수도 있다.

 

상담 시 해석

 

창조적인 일을 하는 분이 이 카드를 뽑는다면, 창의성을 쏟아내면서 작업에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연애 문제와 관련해서 이 아카나를 선택할 경우, 그다지 좋지 않을 수 있다. 무난하던 결혼 생활에서 파경을 맞거나, 약하게는 일시적인 결혼 혹은 애정 관계 속에서 혼란에 빠지는 경우에 잘 나타날 수 있는 카드이다. 직업 문제와 관련해서 이 카드를 뽑는다면, 퇴출 혹은 퇴직의 기운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무언가의 끝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함을 기억하기 바란다.

 

탑에 가려진 카드 속 오른 편의 사내가 무언가를 줍는 형상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이 아카나를 선택하는 사람들 중에는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 광대와 바보, 축제의 이미지와 부합하듯이 특히 이벤트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카드를 통해 사업 확장의 기회가 다가왔음을 암시해주기도 한다. 사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이 카드가 폭발적인 이미지를 투영하고 있음으로, 투자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는 경우를 상징해주기도 한다. 또한 돌발적인 성격을 지닌 이 카드의 의미로 인해 건강 관련해서는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해 골절상을 입을 수 있으며, 법률적으로 본다면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있는 사람, 특히 운전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 카드를 뽑고 나서 긴장감을 풀지 말라는 충고를 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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