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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나 의미 설명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형상을 지닌 타로 아카나라고 생각한다. 누가 보더라도 악마가 아카나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악마 아카나의 형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악마가 바로 여자와 남자의 특성을 모두 갖춘 양성구유, 자웅동체의 존재로 표현되었다는 점이다. 악마는 머리는 나뭇가지와 같은 사슴의 뿔이 어깨에는 박쥐의 날개를 달고 있으며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은 물론이요, 매우 엽기적인 모습으로 왼손에는 빨갛게 타오르는 횃불을 쥐고 있다. 아카나의 구도 상 좌우 대칭적인 요소로서 이 악마의 양 옆에 그 역시 기괴한 뿔과 꼬리가 달린 작은 악마들이 서 있는데, 악마가 딛고 서있는 화로에서 연결된 줄을 목에 감고 있다. 이를 탯줄로 해석하는데, 이 아카나가 연금술의 상징을 차용했다고 보는 이유이다. 남자와 여자, 양성이 합쳐진 헤르마프로디토스(Hermaphroditus)의 형상은 연금술에서 흔히 말하는 결혼 혹은 결합을 의미한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헤르마프로디토스(Hermaphroditus)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불륜의 결합으로 태어난 자식을 말한다.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처음부터 자웅동체가 아닌 미소년이었으나, 추후 살마키스라는 님프의 구애로 인해 양성구유, 자웅동체로 변해버리게 된다. 악마가 양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어딘지 성적 문란함과 타락, 음탕함을 떠올리게 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고대로부터 가장 이상적인 존재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지닌 존재로 여겨지고는 했다.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와 불교에서의 관음보살이 이처럼 양성성을 모두 지닌 존재였었다. 고대 2세기 경의 기독교 영지주의자들이나, 중세 유대교의 신비주의자들은 태초의 아담 즉 원죄를 범하기 전, 이브를 만나기 전의 순수한 아담이 이러한 자웅동체, 양성성을 지닌 모습이었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이 악마의 아카나가 연금술과 관련이 깊다는 것은 악마가 딛고 서 있는 어떠한 용광로 같이 생긴 물체를 통해서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앞 서 우리가 언급한 적이 있듯이, 이 물체는 고대 연금술사들이 사용하던 연금술에서 물체를 녹일 때 사용하는 도가니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을 녹여 금을 만들려던 연금술사들은 과연 불의 장인이었다. 뛰어난 불을 다루는 솜씨를 통해 금이라는 고결한 물질을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금술의 배경을 이해하게 되면 이 악마 카드가 지닌 의미가 보다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운데 악마를 두고 좌, 우에 위치해 있는 기괴한 형상의 작은 악마들은 무엇을 뜻한다고 볼 수 있을까. 이 두 마리의 악마는 우리 자신들이 지닌 나약한 마음을 뜻한다. 작은 악마들이 지닌 꼬리와 뿔은 우리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동물적인 본성을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가운데 도가니(화로) 위를 밟고 있는 악마는 앞 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 손에 이글거리는 횃불을 들고 세워서 이 그림이 불과 관련된 연금술적인 과정에 있음을 상기시킨다. 또한 도가니(화로) 가운데에 연결된 두 갈래의 탯줄은 연금술이 새로운 존재를 창조하는 기술임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가 이 악마 악마 아카나에 담긴 연금술 관련 전통적인 맥락을 알지 못한다면 겉으로 보이는 악마의 휘황찬란한 이미지에 현혹되어 이 아카나를 부정적으로만 해석하고 말 것 같다. 물론 직관적으로 닿는 표면적인 의미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깊은 의미에 눈을 돌려 아카나 속의 상징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에 박힌 전형적인 해석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지나치게 직관적인 타로 해석은 사용자 마음에 깃들인 다양하고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을 놓치는 결과를 낳는데, 악마 아카나를 해석할 시에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악마 아카나는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악마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악마를 만나는 것이 일상적으로 다가오는 우리의 경험 바깥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낮에 보았던 사슴, 사자, 독수리, 아름다운 여자와 건장한 남자가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속에 합쳐져 무언가 설명하기 어려운 희한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 꿈속의 존재를 정상적인 것으로, 좋은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 꿈에서 나왔던 존재는 악마라고 부를 것이고, 그 꿈을 악몽이라 여길 확률이 높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말하기를 천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천사라는 것 또한 우리가 떠 울리는 복합 관념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비하했던 이 복합적인 관념의 산물은 우리 내면에 담긴 그림자들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있기도 하다.
악마 아카나는 양성을 모두 가진 이원성의 상징이다. 악마를 이루고 있는 우리 내면에 담긴 어두운 그림자들을 어떻게 제어하여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느냐를 묻고 있는 카드라 볼 수 있다. 악마 아카나는 이러한 점에서 살펴본다면, 14번 '절제' 아카나와 관계가 깊다. 서로 이질적이고 상이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어떻게 융합해야 새로운 생명을 만들지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 악마 아카나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먼저 보이겠지만, 악마의 긍정적인 이미지들 또한 놓치지 않기를 당부해본다.
이 아카나는 집착이나 본능적인 쾌락, 그 만족을 상징하고는 한다. 물질적인 과욕이나 이익을 얻기 위한 융통성이 필요함을 암시하기도 한다. 세상 모든 일이 세상에 드러나 있는 양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사를 살펴 보면 은밀한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어야 할 일도 생기기 마련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생명의 창조는 신의 영역에 준하는 성격을 지녔다. 새로운 물질을 탄생시키는 연금술의 성격을 염두에 둔다면, 이 카드에서 타오르는 화로를 밟고 있는 악마는 금단의 땅을 밟고 싶은 인간의 호기심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상담 시 해석
이 아카나를 선택한 사람의 반응은 13번 무명 카드를 접하고 보인 것과 비슷하다. 죽음 아카나 역시 악마 아카나와 같이 역사적인 배경과 신비주의적 의미를 알 수 없는 사람들로선 두렵고, 꺼름칙한 반응을 보이게 한다. 이는 매우 당연한 반응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만을 내포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또 이 아카나를 마냥 좋게만 해석할 수는 없다. 이 아카나는 자연스럽게 이원성 내지 양면성을 지닌 일이나 사람을 나타내며,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나, 뿔과 꼬리 등이 상징하는 듯한 사람의 본능을 자극하는 분야 - 유흥업, 숙박업, 복권사업 등 - 에서 경제적인 발전을 얻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아카나와 관련된 연애 문제는 급진적인 관계로 진입하게 됨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미 결혼한 기혼자에게는 유혹이 도사리고 있으니, 몸가짐을 똑바로 하라는 경계의 의미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본능적인 상황에 휘말리지 말고, 수입과 지출을 좀 더 냉정하고 세밀하게 관리하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나태한 생활을 이어가면서 막연하게 꿈만 꾸는 몽상가에게 자주 나오기도 한다. 다소 이 아카나가 생물학적인 분위기를 나타내서 인지, 약사나 미생물 연구자 같은 전문직 종사자에게도 자주 나올 수 있다. 생각지 모한 상여금을 받거나 단순히 용돈으로 쓸만한 금액 정도의 불로소득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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