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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나 의미 설명

 

여인의 손에 있는 황금색 잔이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그만큼 이 황금색 잔이 이 아카나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아카나 속 여인의 허리춤에는 시간이 멈추어진 것과 같이 비현실적 이게도 두 황금색 잔 사이를 이어주는 듯한 푸른색 물줄기를 볼 수 있다. 여인은 물이 두 잔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고난도의 곡예를 하고 있는 것이다. 조심스레 위 쪽 잔에서 쏟아져 내려가는 물을 아래쪽의 잔으로 받아내고 있는 느낌이다.

 

아카나에 담긴 의미들은 비슷한듯 다양하다. '절제', '균형', '중용', '조절' 또한 '혼합' - '황금 비율로 뒤섞는' 표현들이 그 뜻이다. 때문에 마르세유 타로가 아닌 다른 타로에서는 이 아카나를 '균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균형' 보다는  마르세유 아카나에서 일컫는 '절제'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고 보는 이유는 바로  '균형' 이 상징하는 바가 절제보다 그 의미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사실 균형은 절제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아카나 속 여인의 물을 서로 붓는 행위야 말로 '절제'를 통해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을 알맞은 비율로 섞어, 비로소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절제' 카드는 13번 죽음 카드가 중세 죽음의 상징 '해골'을 그대로 빌려온 것과 같이 중세 미술에서 관습적으로 그려지던 절제의 의미를 죽음 카드 다음에 배열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어떠한 해석에서는 여인이 물을 부어 와인의 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 바로 이 절제 카드라고 한다. 와인에 물을 섞는 관습은 필자에게는 다소 낮설었지만, 아주 오래전 고대 그리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이 아카나의 하단에 새겨진 단어와 유사한 라틴어 '템페 라레(temperare)'가 바로 '적당한 비율로 섞어 조절'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아카나와 유사하게 한 여인이 포도주잔에 물병의 물을 옮겨 담는 모습으로 절제를 차용하지만, 단순화시켜 물병과 포도주잔만 놓아 절제의 의미를 표현하기도 했다.

 

두 황금잔과 물의 상징을 통해 우리는 절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감정이나 욕망을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결론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14번 절제 아카나는 7번 전차 카드가 지닌 의미와 연결될 수 있다. 7번 카드에서도 마부와 마차 말이 균형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미있게도 또한 '균형'의 의미를 놓고 봤을 때는 천칭을 들고 있는 여신이 기억나는 8번 정의 카드와도 연결시켜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할 것은 이 아카나의 의미가 유사하다는 것이기에 그 의미들 간의 미묘한 의미의 차이도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살펴보자면, 8번 정의 카드의 상징은 천칭저울이고, 14번 절제 카드의 상징은 두 황금 잔이라는 매개체이기에, 이 상징 자체가 다르다. 정의 카드가 이야기하고 있는 균형은 천칭 저울 위에 보이는 크기 및 무게감이 보여주는 외적인 공평함이다. 그러나 절제 카드의 균형은 외적으로 보이지 않는 맛, 향, 온도와 같은 내면의 균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타로 마스터 분들께서 이런 미묘한 차이 깨닫고 새롭게 적용시켜서 타로 읽기 및 상담을 풀어가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조금 더 쉽게 이 카드의 의미를 풀어보자면, 아 아카나가 이야기하고 있는 '절제' 라는 덕목을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상황, 수준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에 넘치는 욕망과 감정을 자제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자기 분수에 맞는 것을 마음껏 누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곧 동양의 안분지족(安分知足) 과도 닿아있다. 절제란 바로 본인에 적당한 방식으로 누릴 수 있는 만큼 인생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또 한 가지 우리가 이 아카나에서 찾아야할 것이 있다면, 본인에게 적합한 것을 찾는 것을 넘어서, 서로 다른 것을 조화시키고, 그들을 융합하는 방식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수가 높은 위스키에 물을 타서 마실 때에도, 소맥을 말 때에도, 알맞은 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하나의 맛을 느끼지 못하고, 위스키와 물, 소주와 맥주의 맛을 각각 느껴버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절제 아카나는 이처럼 우리에게 정교한 융합과 조합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 같다.

 

상담 시 해석 

 

주로 이 아카나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 아카나 속 여인이 두 황금잔에 신중하게 물을 섞듯이, 조급한 마음은 버리는 것이 좋다. 애정에 관해서라면 황금 잔의 물이 섞이는 것처럼, 현재의 상황을 애정이 발전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였으면 좋겠다. 즉 일시적인 느낌보다 천천히 서로 다가가는 모습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해나가는 경우에도 뽑아볼 수 있는 카드이다. 사업에 관해서도 복잡했던 문제들이 해결되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무난하다. 파트너 혹은 조직 간의 동질성을 찾아가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때문에, 답답하게 일이 꼬여 있다면, 이 아카나가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무언가 기대할 만한 상황이 전개될 것을 예고함이다. 그러나, 현재 느슨해진 상황이거나 무언가 뚜렷한 의지를 갖지 못한 상태일 때, 이 카드르르 뽑는다면, 지루한 생활이 되풀이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절제, 조화, 융합, 느긋함으로 이어지는 의미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회사에 입사지원한 취업준비생이나, 여행사, 승무원, 관광가이드 시험을 앞둔 이들에게는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카드가 이질적인 공간이나 상황과 본인이 뒤엉켜 어우러져야 할 필요성을 주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카드를 선택한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아카나에서 반드시 기억할 것은 본인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를 먼저 잘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 회사와 가정 이 두 장소 밖에 모르는 성실한 사람들에게 자주 나오는 카드이기도 하는데, 연애에서는 외국인과 인연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연애 중인 사람이라면, 속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하지만 애정 전선은 문제없다고 볼 수 있다.

 

위의 상황이 모두 아니라면, 절제 아카나는 주로 무언가를 넘치게 가지고 있거나 표현하는 사람에게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 마음을 잘 다스려 평정심과 중용을 잘 지키라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이런 분들에게는 아주 어려운 주문이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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