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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나 의미 설명
이 카드의 첫 인상은 그야말로 섬뜩함 그 자체이다. 말 그대로 서슬이 퍼런 긴 낫을 든 해골이 팔을 아래에서 위로 휘저으며, 누군가를 공격하려고 하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인 비주얼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해골의 얼굴 표정을 보면, 이빨이 드러나듯이 웃음을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표정은 카드의 전체 분위기와 잘 부합되지 않는다. 이 카드의 주인공이 서슬 퍼런 긴 낫을 휘두르는 죽음의 사자라고 할 수 있다면, 응당 진지하거나 공포스러운 얼굴 표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골이 딛고 있는 땅은 황금빛 오렌지 색을 하고 있어서, 추수를 앞두고 있는 논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누런 들판 위 여기저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과 같은 손들이 장갑처럼 널브러져 깔려 있다. 급기야 이 아카나의 하단 양쪽 부분에는 사람의 얼굴 형상이 각각 그려져 있다.
해골의 형상에서 특별히 유별나게 보이는 부분은 선명히 묘사되어 있는 등뼈, 즉 척추의 모습이다. 그리고 엉덩이뼈와 척추, 등뼈가 연결되어 있는 부분에는 붉은색으로 색이 입혀져 있다. 이 붉은색 부분은 해골이 지니고 있는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렇게 자세히 뜯어보며 살펴본다면, 죽음 아카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카드가 아닐 수도 있겠다. 앞서 살펴보았던 열두 번째 아카나 속 '거꾸로 매달린 남자' 아카나에서 죽음이 재생을 의미하는 하나의 상징임을 암시했듯이, 이 '무명' 아카나의 의미 역시 그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죽음이란 것이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인간은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빼앗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빼앗기는 것은 모든 물질적인 자산인 것이다. 우리가 지닌 정신의 유산은 그와 다를 수 있다. 즉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육체는 죽음 이후 땅에 묻혀 먼지가 되지만, 그들의 생각과 말, 그들의 철학은 우리 인류의 머리와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전달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부분을 살펴본다면,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죽음은 부정적인 의미만을 지니지 않는다.
이 아카나 속 해골은 앞 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미혹한다. 해골이 서슬 퍼런 긴 낫을 들고 있는 포즈는 단지 무언가를 베기 위한 행위로 볼 수 있지만, 춤을 추는 듯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전해지는 춤 중에서는 칼을 소재로 추는 칼춤이 있는 것처럼, 해골의 몸짓은 죽음의 무도와 연관을 지어볼 수도 있다. 이처럼 이 죽음 아카나는 단순히 어두운 면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와 가까이 있는 삶을 생각하라는 의미이다. 생각해보면, 중세 사람들은 현대인들에 비해 보다 많은 죽음들에 맞닥 들였을 것이다. 굶주림과 가난, 또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들에게 죽음은 일상 속에 흔히 있었고, 친숙하기까지 했을 것이다. 아마 중세 사람들에게 죽음은 두 가지 가르침을 주었을 것이라 본다. 첫째, 누구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점, 둘째는 죽음은 예고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다는 것이다. 이처럼 죽음이 인간에게 보여주는 공평함과 죽음의 돌발적인 특성은 우리로 하여금 인생을 돌이키게 한다.
본 무명 아카나는 이어서 나올 열네 번째 아카나 '절제' 아카나와 함께 마르세유 타로카드가 중세 미술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왜냐하면, 죽음을 표현하는 이 회화적인 방식이 매우 중세 미술에 죽음을 나타내 주던 관습적인 이미지인 해골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해골이 무섭게만 느껴지게 그리지 않기 위해 해골의 표정 등에 노력한 화가의 흔적은 흥미롭다.
상담 시 해석
이 아카나를 선택한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해석을 해두기에 앞서, 아카나 속 해골과 같이 서슬 퍼런 낫을 들어, 잘 익은 곡식을 거두어 들이듯이 열심히 일한 뒤에 결과를 기대하라는 조언을 해준다. 죽음 아카나는 결실, 추수에 대한 긍정적 의미를 감춘 채 오싹한 형상으로 낫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죽음 아카나에는 긍정적인 해석이 많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큰 변화를 기대하거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사람, 사업을 실패한 사람,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이를 진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아카나는 역설적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반면에 큰 걱정 없이, 무난한 삶을 보내고 이는 사람에게 이 카드를 맞닥뜨린다면, 좋은 의미가 아닐 수 있다. 이러한 분들에게는 곧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을 것이라 해석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 서 말한 바와 같이 해골이 미혹하듯 죽음의 무도 속에 빠지지 않고, 도처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에, 주변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함께 해줄 수 있다.
금전적인 문제에서 큰 돈이 오가는 사업가들이 자주 선택하는 카드이다. 연애 문제와 관련되어서는 헤어졌던 옛 애인과 다시 만날 운을 가진 카드이다. 더 나아가면, 다시 만난 옛 애인과 함께 결혼에 이르게 될 정도로 재회 관련된 운은 좋은 아카나이다. 직업적인 면으로 보면, 세밀하거나, 정교함을 요하는 직업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한의학을 배우거나, 한의학에 마음을 둔 사람들이 자주 선택하기도 한다. 관련된 장소로는 화장터, 쓰레기장, 추운 지방, 검사실, 방사선실, 장례식장 등이 있다. 건강적인 의미로는 해골을 보며 연상할 수 있는 뼈, 무릎 칼슘 부족, 골수 질환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갱신, 대변화, 물갈이, 환기 등의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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