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아홉 번째 아카나 - 은자

아카나 의미 설명

 

아홉 번째 아카나는 은자이다. 말 그대로 한자로써 풀이해보면 은자(隱者) '숨은 사람' 이라는 뜻이다. 그림만 들여다 보며 건조하게 있는 그대로 살펴보자. 짙은 네이비색 망토를 두른 노인은 한 손에 호롱불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긴 지팡이를 짚고, 어디엔가에 귀를 기울이듯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아간다. 그의 앞길은 호롱불이 희미하게 밝혀주고 있는 것 같다. 노인의 몸 대부분을 감싸고 있는 망토의 주름이 선명하게 지어져서 날리고 있다. 지팡이는 살짝 휘어져 있으나, 든든해 보인다. 망토 속의 옷이 검은 색인 것으로 보면, 이 노인은 어느 종교의 수도자일 수도 있겠다. 이 은자는 어디를 가고 있고, 누구를 만나려고 하는지,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으며 얼마나 더 오래 가야하는 것일지 우리가 자연스럽게 물을 수 있는 질문을 하다보면, 이 카드를 잘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은자 아카나 속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물은 노인의 지팡이와 등불인 것 같다. 등불은 흔히 어둠을 밝혀주는 물건이지만, 형광등처럼 환하게 그의 앞 길을 밝혀주지는 못한다. 이는 길을 걸어가는 이가 지닌 지혜, 직관 혹은 통찰력으로 볼 수 있다. 완벽하지 못한 개인의 지혜, 직관 및 통찰력이기에 본인의 앞길 정도 약간 밝혀주는 정도의 밝음, 즉 등불의 밝기라고 볼 수 있겠다. 은자 속 아카나의 노인은 홀홀 단신으로 오랜 시간 외길을 걸어온 것처럼 보인다. 그 길을 걸어오며 산전수전 겪어온 그의 인생은 얼굴의 주름살과 유난히 다른 아카나 속 인물들의 의복에서는 인상적이지 않았던 망토 위 주름으로 표현될 수 있겠다.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그의 지혜는 여전히 그의 인생을 환히 밝혀줄 만하게 밝지는 않아서, 노인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자신의 남은 여생을 다 바칠 것만 같다.

 

은자 아카나 속 노인은 체념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사람이다. 체념에는 긍정적인 체념과 부정적인 체념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정신 승리'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은 원래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해 버리면서, 우리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부정적인 체념은 바로 이러한 것을 뜻한다. 이와는 다르게 진실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자발적으로 해야하지 말아야 할 것을 포기하는 것을 긍정적인 포기, 긍정적인 체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카나 속의 노인은 위의 두 가지 체념을 깨달으며, 삶을 깊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카나 속 은자의 행색은 초라해 보이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기를 바란다. 석가모니가 왕자의 신분이었던 것처럼, 이 은자 또한 그의 얼굴에 나타나 있는 오랜 세월 동안 모든 부귀와 공명을 다 누려본 사람이며, 그렇기에 세속의 인생을 포기하고 등불과 지팡이에 의지하며, 어딘 가에 있을 진리를 탐구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은둔의 삶을 사는 사람, 즉 세상 살이의 괴로움에 쫓기고, 그에 염증을 느껴서 도피를 감행한 은자와 다르고, 이 아카나 속의 노인을 단순히 은둔한 사람으로 여길 수 없다. 세속의 삶을 단순히 도피한 은자라면, 우리의 인생에 아무런 의미와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다. 일상의 평범함을 알지 못하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없다. 

 

상담 시 해석

 

이 아카나를 선택했다면, 인생 경험이 풍부한 귀인이 당신을 도우러 올 수 있다. 그렇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주지 않다. 그가 주는 해결 방안은 두루뭉솔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은자가 등불을 들고 어둠을 밝히듯 신중하게 그 귀인이 해준 이야기를 천천히 이해하려고 하다보면, 현재 난관에 봉착한 일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카드를 선택했다면, 주변 사람들이 해주었던 조언 혹은 충고들을 특별히 귀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다. 누추한 행색을 하고 찾아온 은자와 같이 누가 정말 '은자' 의 역할로 찾아왔는지 알 수 없을 수 있다.

 

사업이나 금전 문제와 같이 이해 관계에 있는 어려움이라면, 적당한 시일 혹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으리라는 희미한 희망을 품어볼 수 있다. 희미한 등불의 밝음과 같이 이 카드를 선택한 사람의 이성 관계는 다소 불명확한 상황에 빠지게 될 수 있다. 때문에 그에 따른 해결책으로는 애정 관계를 개진할 시에 속도를 내기 보다 은자 아카나 속의 노인과 같이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살펴갈 것을 조언해줄 수 있다. 학업에 있어서도 좋은 의미가 될 수 있는 아카나이며, 역시 단시간 내에 학업 성과를 낼 수 있다기보다,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꾸준히 정진한다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이야기할 수 있다.

 

혹시 진학과 취업 이 두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상황에서 이 아카나를 선택한다면, 취업 혹은 기타 영리 활동을 통해 돈을 벌며 학업을 포기하는 것보다, 진학 등의 활동을 통해 학업을 이어나가는 것에 더 운이 좋음을 의미한다.따라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거나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일에 대한 유혹을 절제하고, 학업을 놓지 않도록 조언해 주도록 하자.

 

카드 속의 은자의 움직임이 느려보이고, 나이가 있다보니, 외유를 좋아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다소 게으르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자주 나올 수 있는 아카나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은자가 게으른 사람이 아닌 것과 같이 이 카드를 선택한 사람 또한 실제로 게으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현실감이 떨어져 유행에 둔감할 수 있으니, 세상의 흐름에 주목하고, 시류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자신만의 생각과 인생의 속도를 너무 마음에 중심에 두게되면, 인간 관계 속에서도 갈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니, 원만한 인간 관계를 원한다면, 등불을 살펴보며 앞으로 몸을 기울이는 자세와 같이, 타인과 세상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어야 할 것이다. 건강 관련해서는 은자 속 노인과 같이 시력이 좋지 않거나, 또래보다 성숙해보이는 사람이 이 아카나를 선택하고는 한다. 연애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 또한 이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직 혹은 연구원 등의 직업을 지닌 분들이 이 카드를 선택한다면, 자신의 커리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