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약하고 사라지기 좋은 품목들의 소재인 종이, 심지어 그 종이로 만든 달이라니, 어렸을 때 달을 종이로 오려서 만들어본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목을 들었을 때,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작은 일본 소설, 그리고 일본 영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야자와 리에가 주연을 맡아서 호연을 펼쳤습니다. 한국에서는 김서형 배우가 주연을 맡아서, 극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주연 배우의 외모는 서로 흡사한 점이 있었으나, 일본 원작을 생각하고 김서형 배우를 바라본다면, 상대적으로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녀의 전작 속 캐릭터들이 매우 개성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캐스팅이 조금 맞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였으나, 작품을 보다 보니, 한국과 일본의 주연 캐릭터 해..
2001년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았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그 동안 사극에서는 주목 받는 여성 캐릭터가 '장희빈' 일색이었던 시대에 중궁과 후궁들이 전면에 등장해 궁중 여인들의 암투를 그린 드라마 '여인천하' 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2009년에 '선덕여왕' 이 전파를 탔고, 여성이 대놓고 왕위를 놓고 쟁취전을 벌이는 이야기가 등장하였는가 하면, 2010년, 급기야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는 드라마 '대물' 이 등장했습니다. 선덕여왕도, 대물도 강인한 이미지를 지닌 '고현정' 배우가 주연이었던 점은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대중문화는 현실을 반영한다며, 2012년 대한민국에서는 미국에서도 등장하지 않았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습니다. 그 이후 2020년 정직한 후보 시리즈가 등장하며 여성 ..
처음 눈길을 끄는 것은 블루톤의 포스터였습니다. 매력적인 두 남녀가 누워있는 사진은 한국 개봉 당시에 보았을 때. 꽤나 스타일리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전체의 색감이 주는 느낌은 바즈루허만 감독의 영화와 같이 특정 색을 도드라지게 처리해서, 더욱 영상미가 있게 느껴졌습니다.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LA의 풍광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다소 열린 마음을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는 바로 이 영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우 특이한 구성인데, 남자 주인공 델의 의식의 흐름대로 번쩍 거리며 각 장면들이 이어져 나아갑니다. 극 중 여주인공 킴벌리가 내뱉는 "나는 시간이 싫다. " 는 다소 비현실적인 대사를 들어보면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개 방식..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내 차의 운전대를 다른 여자가 잡는다. 게다가 그 차 안에서 사별한 아내의 목소리로 녹음된 대사를 들으며 연기 연습을 한다." '드라이브마이카'의 기본 스토리 라인은 듣기만 해도 궁금해서 보고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일본 소설, 영화에서나 부여할 수 있는 독특한 설정 및 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주된 공간 중 하나는 영화 제목 그대로 자동차입니다. 오랜 결혼 생활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고장 한 번 없었던 차량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아내의 목소리, 이 자체가 바로 '가후쿠'의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목소리로 남아 그 차, 즉 가후쿠의 인생을 채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안에 들어온 '미사키', 그녀 또한 상처를 지니고 ..